EU 하이브리드차 퇴출에 日 업체 발등에 불…전략수정 불가피

차연준 기자 승인 2021.07.16 09:29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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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장을 주름 잡았던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 [사진=도요타 공식 홈페이지]

[전기차닷컴=차연준 기자] 유럽연합(EU)이 2035년 하이브리드차 퇴출을 선언하면서 이 부문 세계 1위를 달리는 일본 업체들의 긴장감이 고조됐다. 전기차 시프트에 하이브리드차를 대거 포함시켰던 업체들은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U 위원회는 오는 2035년 전기차와 연료전지차 외의 모든 내연기관 차량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종합 환경대책 ‘핏 포 55’를 15일 발표했다. EU가 명시한 내연기관 차량에는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도 포함됐다.

유럽의 파격적인 환경대책에 일본 업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글로벌 하이브리드차 시장 점유율 1위인 일본은 현재 개발 중인 차량 가운데서도 하이브리드차 비중이 상당하다.

일본 정부는 물론 완성차 업체들이 올해 초 내건 중장기 계획에는 하나같이 하이브리드차가 포함됐다. 단계적으로 하이브리드차를 줄이고 순수 전기차와 연료전지차를 늘리는 형태지만 주요 완성차 시장인 유럽이 예상보다 빨리 하이브리드차를 퇴출하면서 난감해진 업체가 한둘이 아니다.

도요타의 경우 오는 2030년 유럽에서 판매하는 신차 100%를 전동화할 방침이다. 이 중 전기차와 연료전지차 비율은 40%, 나머지 60%는 하이브리드다. 현재 전략대로라면 유럽에 선보이려던 차량 60%를 출시조차 못하게 된다.

닛산이나 미쓰비시, 스즈키, 다이하츠 등 다른 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글로벌 시장에 판매할 차량을 전기차 및 연료전지차로만 구성하겠다고 밝힌 업체는 혼다뿐이다. 그나마 중장기 계획을 오는 2040년으로 잡아 EU 방침과 5년이나 차이가 있다.

때문에 현지 업계는 정부 차원의 전기차 시프트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하이브리드가 일본 완성차 업체의 오랜 파이프라인이었지만 유럽에 이어 중국, 미국, 캐나다, 호주 등도 친환경차에서 하이브리드를 제외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도 고민이 크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지난 5월 기준 오히려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고 수소나 바이오 연료전지차 개발을 밀어주자니 막대한 예산 지원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 도요타 미라이가 엄청난 주행성능을 입증하며 연료전지차에 대한 일본 시장 주목도가 높아졌으나 혼다처럼 많은 개발비가 부담돼 연구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EU의 이번 조치는 타국의 반발도 적잖지만 하이브리드차를 친환경차에서 빼는 건 다른 국가들도 따르는 추세”라며 “일본 하면 하이브리드차라는 인식을 서둘러 지우지 않으면 안 될 상황까지 몰렸다. 업체들의 전략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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