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Y 롱텀시승기] ➀불친절한 테슬라.."구매서 출고까지, 짧고도 강렬한 3개월"

오진석 기자 승인 2021.09.10 12:46 | 최종 수정 2021.09.10 13:20 의견 0

[전기차닷컴=오진석 기자] "세상이 바뀌긴 했구나..." 테슬라 모델Y를 출고한 뒤 처음 내뱉은 감탄사였다. 아니 감탄사라기보다는 저물어가는 내연기관차에 대한 회한에 가까운 한마디였을까.

이제 모델Y를 출고한 지 3개월이 조금 넘었고 주행거리는 7000km를 가볍게 돌파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델Y는 어처구니없음, 실망감, 신비함, 경외감까지 다양한 감정표현이 가능한 전기차다.

사실 테슬라 모델Y를 구매할 생각은 없었다. 당초 모델Y가 국내에 출시된다는 루머만 많았을 뿐 실제로 홈페이지 페이지조차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호기심에 실물 구경이나 해볼까 하고 매장을 가본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올해 초 설날 당일 갑자기 지인들에게서 문자가 쇄도했다. 어느 순간 테슬라 모델Y의 예약금이 결제된 것이다.

홈페이지에서 몇 번의 클릭만으로 주문이 된다 [사진=오진석 기자]

■ 짧지만 강렬한 인도까지 3개월

테슬라는 대부분의 구매 고객들이 평생 처음 가져볼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차를 산다는 것이 그렇게 힘든 과정인 줄 처음 알게 되었다. 테슬라는 딜러숍과 딜러가 없다. 우리나라에만 없는 것이 아니고 전 세계 모든 테슬라 고객이 홈페이지에 접속해 버튼을 눌러 차를 구매한다.

딜러가 없다는 것은 차량 출고에 대해 나를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테슬라의 출고 담당 직원인 '어드바이저'는 말 그대로 어드바이저(도우미)이며 소속 직원일 뿐이다. 어드바이저의 2분짜리 출고 확인 전화가 오기까지 3개월이 걸렸다. 해당 3개월 동안 내 차는 만들어지는지, 미국에서 오고 있긴 한 것인지 등 알 방법이 없다.

사실 요즘은 대기 기간이 요즘 3개월이라고 한다면 짧은 편이다. 기자가 모델Y의 비교 대상으로 생각했던 제네시스 GV70,80 등은 현장 직원이 한숨을 쉬며 1년 대기라고 말했다. 전통의 장기 대기 브랜드 볼보는 물론, BMW, 아우디 등은 국내 물량 자체가 없다고 했다. 반도체 수급 문제라는 것이 소비자에게 체감되는 순간이다.

■ 보조금 신청부터 결제까지..."고객님이 직접 하세요"

테슬라 어드바이저가 전화를 통해 고객을 대면하는 첫 내용은 거주 지역의 전기차 보조금 현황과 보조금 신청 서류 제출 안내다. 인도 프로세스가 들어가기 전 전기차 보조금 신청부터 해야, 인도 시점에 전기차 구매보조금 대상자로 확정되어 차량 등록이 가능하다. 고객은 직접 거주지역의 전기차 보조금 서류를 인쇄작성한 후 테슬라코리아에 등기우편으로 발송한다.

지난 5월 10일 날아온 출고 연락 이메일. 인도일은 26일. [자료=오진석 기자]

전기차 보조금 서류를 보내면 며칠내로 2차 인도 프로세스가 시작된다. 물론 모든 서류를 고객이 인쇄해 작성하고 보내야 한다. 이 시점부터 차량의 차대번호가 부여되고 대금 결제와 자동차보험 가입 여부에 따라 미리 차량 등록도 할수 있다.

솔직히 서류 절차는 그리 어렵지 않다. 주민등록등본부터 테슬라코리아가 요구하는 서류를 뽑아서 보내주면 된다.

문제는 차량 대금 결제와 등록과정이다. 딜러 매장이 있다면 친절한 딜러로부터 '자율 결제'에 가까운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겠지만 테슬라에게서는 기대할 수 없다. 자동차를 살 때 전체 금액을 현금으로 결제할 것이 아니면 대부분 은행이나 카드사를 거치게 된다. 보통은 딜러가 자사의 파이낸셜 서비스 또는 1금융권 금융 프로그램을 조회해 '구매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준다.

하지만 테슬라의 차량 대금결제는 다르다. 자동차 대출은 어느 수준까지 가능한지 혹은 금리 우대나 부가 서비스는 없는지 등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나의 경우, 어드바이저가 정해준 결제 기한일은 인도 관련 이메일이 온 날로부터 8일 뒤(주말제외 6일)였다.

이렇게 급하기 진행되다 보니 일종의 브로커가 판을 친다. 은행과 카드사 직원과 연계해 결제 금액의 일정 부분을 돌려준다거나 특정 카드사의 카드를 발급받아 결제하면 금리 혜택을 준다거나 하는 식으로 테슬라 주문자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오히려 이쪽이 결제 서류 등을 일괄로 빠르게 처리해주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업체에 맡기게 된다.

ARS를 통해 카드번호를 입력하면 순식간에 결제가 끝난다 [자료=오진석 기자]

결제는 ARS 전화를 통해 카드번호를 입력하는 카드 일시불 결제(은행 할부)를 선택했다. 테슬라가 직접 만든 결제 창구로 보이는데, 너무도 간단한 결제 방식과 어색한 기계목소리 덕분에 스팸에 당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큰 돈을 지불하는 고객들이 다소 불안해할 수있는 부분이다.

결제가 끝날 때 쯤이면 지자체에서 보조금 대상자 확정 안내가 날아온다. 여기까지 왔다면 90%는 마무리된 것이다. 이후에는 자동차 보험에 가입한다. 개인의 보험등급에 따라 금액의 편차가 엄청나게 크다. 테슬라 차량의 주행 감각이 기존 내연기관차와 판이해 접촉사고가 잦고, 부품·수리 공임비가 비싼 탓이다.

코로나19 판데믹 시대에 대학병원에서 단체로 출고했다 [자료=오진석 기자]

최종 과정인 차량 등록은 차량등록사업소에서 직접 처리하거나 대행사에 맡길 수 있다. 이때 전기차는 전체 취등록세 (차량가격의 7%)에서 140만 원을 할인 받는다. 파란 번호판의 혜택이 시작됨을 실감했다.

차량 인도는 이대서울병원에서 이뤄졌다. 코로나19가 한창인데 단체 출고장이 대학병원이라니. 대학병원의 드넓은 지하 주차장은 인도를 앞둔 테슬라 모델Y로 가득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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