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Y 롱텀시승기] ② 승차감-안정성 만족..광활한 루프 글라스에 시원한 개방감

오진석 기자 승인 2021.09.17 15:54 의견 0

[전기차닷컴=오진석 기자] 지난 2월 모델Y를 주문하기 전까지 만 해도 사실 전기차라는 것은 나와는 무관한 것인줄 알았다.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공무용 르노삼성 SM3 ZE를 볼때에도 정부에서 하는 '친환경 시책'으로만 생각했다. 약 5년전 전기차 보조금이 무려 2000만 원에 달할 때에도 전기차는 '달나라 꿈얘기' 같은 소리라고 생각했다.

타던 차를 바꿀 시기가 되자 아직 내연기관에 많은 미련이 남았음을 느꼈다. 분명 전기차의 시대가 오고 있음을 체감했지만, 그럼에도 BMW의 6기통 직렬 엔진이 탑재된 차량이나 벤츠의 AMG 라인을 둘러보고 또 타봤다. "어찌 전기 모터 따위가 엔진의 회전 질감을 어떻게 따라오겠어"라며 두근대는 엔진음에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내가 타는 차는 결국 테슬라 모델Y가 되었다.

테슬라 모델S [자료=TESLA]

■ 내연차와 다른 주행 질감, 최대 토크-회생제동

테슬라 차량의 주행질감은 기존 내연기관차와 확연히 다르다. 조용하고 부드러우면서 날카롭다. 전기차여서 다르기도 하고, 테슬라 차량이라서 다르기도 하다.

전기차는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순간, 입력된 가속값의 최대 토크를 보여준다. 마치 롤러코스터가 발진하듯이 상체가 왈칵 뒤로 쏠리며 굉장한 가속감을 보여준다. 물론 제조사와 차량마다 설정된 출력과 최대 토크값에 따라 다르지만, 동일 수준의 세그먼트(크기)라면 초반 속도에서 만큼은 내연기관차가 전기차를 따라오기 어렵다.

또 감속에 따른 회생제동이라는 것도 존재한다. 내연기관차에서는 빠른 속도의 차량이 정지하기 위해서는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운동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변환해 손실시킨다. 커다란 운동에너지가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바뀌고 소모되어야, 비로소 움직임(운동)이 멈추는 개념이다.

전기차에서는 모터가 역발전을 해 운동에너지를 회수한다. 차량의 운동에너지가 모터(발전기)의 회생제동(역발전)을 하면서 전기에너지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에 따라 차량 속도는 줄고 배터리가 충전된다. 회생제동을 잘 활용하면 악셀을 브레이크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페달 하나로만 고앤스톱(GO&STOP)을 만들어낸다. 이른바 원페달 드라이빙을 할수 있다.

문제는 전기차의 대표적인 두가지 특징으로 인해 불특정 소비자에게서 적응의 어려움 또는 적응 실패 사례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테슬라 모델3나 모델Y의 경우, 출고 초기부터 높은 초반토크로 인한 반파 사고가 자주 보고됐다. 미세한 페달 조작에도 차체가 움찔거릴 정도로 민감한 세팅을 해놓아서다. 좁은 골목길 운행, 대리운전, 주차시에 조작 실수로 사고가 많다.

회생 제동에 따른 울컥거림에 멀미를 호소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내연기관 운전의 버릇 그대로 악셀에서 발을 훅 떼서 브레이크로 발을 가져갔다가는 뒤에서 잡아당기는 듯한 급제동이 발생한다. 멀미는 물론 후방추돌 가능성도 있어, 회생제동에는 운전자의 적응이 필수다.

[자료=오진석 기자]

■ 모델Y를 사는 이유, '주행 성능' 때문?

패밀리 전기 SUV인 모델Y 롱레인지의 제로백(시속 0-100km)은 4.8초에서 5초 사이로 측정된다. 잘나가고 잘서는 BMW 330i가 5.7초, 가솔린 3.5터보를 탑재한 제네시스 GV70이 5.1초다. 모델Y 롱레인지에 탑재된 82kwh 배터리와 앞뒤 듀얼모터는 384마력과 51.2kg.m 토크로 차량을 밀어낸다. 모델Y 퍼포먼스 트림을 선택한다면 제로백 3.7초, 최고출력이 462마력, 최대토크는 68.7kg·m이다. 일반 도로 환경에서는 모델Y보다 파워풀한 차량은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

여기에 모델Y는 SUV임에도 차량 거동에 불안함이 없다. 단단한 하체 감각과 테슬라의 듀얼모터 로직이 주행의 불안감을 거둬간다. 스포츠카 세팅 수준의 짧은 서스펜션 댐핑이 빠른 응답성을 보장한다. 또 듀얼모터는 순간 순간 최적의 출력을 흘려보내 바퀴의 미끄러짐을 방지한다. 바퀴가 헛돈다거나, 스키드음 내며 후륜이 흐른다거나 하는 현상은 거의 없다.

하지만 속도를 즐기기 위해 모델Y를 구매하고자 한다면 다시 한번 고민해보길 권장한다. 압도적인 초반토크와 속도, 직관적인 핸들링은 만족스럽지만, SUV는 어디까지나 SUV이다. 5인승 미드사이즈 SUV라는 카테고리를 잊지말자. 앞뒤 트렁크에 많은 짐을 싣고, 가족과 함께 캠핑을 즐길 수 있는 다용도 차량이다. 속도는 현대 N, BMW M, 벤츠 AMG 등 전문적으로 세팅된 차량으로 테슬라 차량을 원한다면 모델S, 3 등 승용 타입으로 즐기는 것이 맞다.

■ 모델Y, 가족차로는 얼마나 좋은가?

많은 예비 구매자들이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가 "가족이 타도 편한가?"라는 부분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합격'이라고 생각한다.

패밀리카의 기준은 개인마다 편차가 크다. 서스펜션 감각이 푹신해야한다거나, 안전평가 점수가 좋아야한다거나, 유모차 3개가 들어가는 짐차를 필요로 할수도 있다.

일단 안전도를 보자. 역사상 모든 SUV 중 가장 안전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위원회(NHTSA) 기준 탑세이프티 별점 5점 만점을 받았다. 특히 전복 위험도 평가에서는 7.9%를 받아, NHTSA 측정 역사상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SUV의 평균값은 14-23%로, 모델Y는 차체 바닥에 깔린 배터리팩과 위로 좁아지는 형상 덕분에 거의 전복되지 않는 SUV로 기록됐다.

모델Y는 가족을 위한 SUV이다 [자료=오진석 기자]

다음은 승차감이다. 이부분은 앞서 말한 것과 같이 고출력 고토크와 회생제동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갈리게 된다. 운전자의 주행 습관에 따라 동승자의 평가가 확연히 갈릴 수 있다. 원페달 드라이빙 위주의 부드러운 악셀링 감각을 익힌다면, 동승자들도 편안해한다. 다만 요철 통과 등 충격시 딱딱한 느낌은 테슬라 차량의 한계로 지적됐다.

시트의 쿠션감은 인상적이다. 식물성 인조가죽(테슬라는 이를 비건-레더라고 표현한다) 을 사용한 좌석이다. 독일 차량의 두껍고 딱딱한 시트가 아닌 다소 물렁하고 쇼파같은 느낌의 좌석이다. 서스펜션의 단점을 상쇄하기 위한 장치가 아닐까 생각된다. 다만 운전석과 보조석의 시트가 크고 푹신, 고속에서 몸을 항시 잡아주지 못하는 것은 아쉽다.

이른바 와우(WOW)포인트는 광활한 루프 글라스다. 프레임없이 통유리로 이뤄진 천정은 시원한 개방감을 선사한다. 탁트인 시야를 제공해 실내가 더욱 넓어 보이게한다. 차량 사이즈를 뛰어넘는 공간감이다.

실제로도 실내는 넓다. 전폭 1921mm로, 축거(휠베이스) 2890mm으로 현대 산타페보다 각각 21mm,125mm 크다. 실질적으로 승객이 앉는 공간이 넓게 배치되어있어 뒷좌석 무릎 공간도 비교적 넓다. 앞좌석까지 주먹이 여러개 들어가며, 시트 밑으로 발을 넣을수 있어 뒷좌석의 공간에 대한 고민은 크게 할 필요가 없다.

■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잘쓰면 대박

무엇보다 모델Y는 테슬라 차량이다. 테슬라에는 가장 현실적이고 오랜 기간 가다듬어온 반자율주행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다. 오토파일럿과 유료형 풀셀프드라이빙이다.

경험을 토대로 소개하자면, 오토파일럿은 대단한 소프트웨어임에도 정신차리고 다뤄야만 잘 쓸수있는 예민한 물건이다.

단순히 길을 따라가고 가감속을 하는 것이라면 타사의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오토파일럿은 주변의 환경에 따라 능동적으로 대응한다. 서라운드 카메라 8개를 활용해 전후좌우 원거리의 움직임을 미리 예측하고, 이를 센터 디스플레이에 표기한다. 예를 들면 차선이 사라지는 교차로에서 앞 차량의 행렬을 통해 가상의 차선을 설정하고 운행하는 식이다. 테슬라는 카메라를 통해 사고 예측에 따른 회피 주행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적극적으로 악셀링과 브레이킹에 개입하며 핸들을 돌려준다. 타사의 반자율주행 보조가 운전자의 선택을 돕는 것이라면, 오토파일럿은 운전은 차가 할테니 앞만 잘보고 있으면 된다고 말한다. 실제로 서울-경주 운행을 했을 경우 고속도로에서 직접 핸들을 잡은 시간은 채 몇분이 되지 않았다.

당연한 소리지만 맹신해서는 안되는게 또 오토파일럿이다. 똑똑하다더니 사고가 났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아직 국내에서는 국도나 골목길에서 사용하지 않기를 권장한다. 신호등이나 희미한 국도 차선은 애초부터 인식이 잘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운행을 해야한다.

테슬라 수퍼차저는 독자 규격을 사용한다 [자료=오진석 기자]


■ 테슬라 수퍼차저, 많지만 아직 부족

테슬라 모델Y 롱레인지의 공식 인증 주행거리는 511km이다. 국내 출시된 전기 SUV로는 최장거리를 갈수 있다. 완충시 서울에서 부산을 간 뒤, 150km가 남는다. 언제나 아슬아슬했던 과거의 전기차와는 사뭇 다르지만, 전기차 배터리의 가용 범위를 0-100% 이 아닌 20~80% (배터리 수명을 위한 권장치) 로 생각하면, 약 400km 차량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그러다보니 충전시설 확충에 대한 요구는 늘어난다. 테슬라가 급속 5핀 포트의 자체규격을 사용하면서도 아직 국내 표준인 DC콤보 어댑터를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완속 규격인 J1772 어댑터는 출고시 기본 지급되지만, 외부에서 완속 충전기를 활용할 일은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V3 수퍼차저에서는 약 250kwh로 급속 충전된다 [자료=오진석 기자]

국내 설치된 테슬라 수퍼차저는 47곳이다. 내년까지 22곳이 더 개설된다. V2수퍼차저에서는 최대 150kwh, V3 수퍼차저로는 250kwh 충전이 가능해, 20-90% 충전이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다만 대부분의 수퍼차저가 수도권에 집중되어있는 점은 개선점으로 보인다. 특히 강원과 경북, 전라권에는 주요 도시에만 하나씩 설치되어 넓은 지역을 홀로 담당한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급속충전기도 아직은 호환 문제로 사용이 요원하다. 현대차가 만든 E-피트가 옆에 있는데 굳이 IC로 나가서 수퍼차저를 찾아야한다. 일상적으로는 큰 불편함은 아니지만 긴급 상황일 경우에는 당황할 수 있다.

모델Y는 현재 양산 판매되는 전기SUV로는 가장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차량이다. 전기차가 실생활 영역으로 들어왔다는 생각을 처음하게 만든 기념비적인 차량이기도 하다. 탄탄한 주행감과 정숙성 그리고 넉넉한 공간으로 만족감을 주는 차이면서도, 미국차 특유의 조립품질과 컴퓨터에서 볼법한 시스템 오류는 사용자를 당황시키기도 한다.

이렇듯 장단점을 쉽게 나열하기 어려운 모델Y. 앞으로 차량 구매의 선택지 중 하나가 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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