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에 선 GM "전기차로 테슬라 넘어선다"

오진석 기자 승인 2021.10.10 01:54 | 최종 수정 2021.10.10 01:55 의견 0
메리 바라 CEO가 2021 GM인베스터데이에서 연설하고 있다 [자료=GM]


[전기차닷컴=오진석 기자]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 1996년 인류 역사상 첫 대량생산 전기차 EV1을 선보였다. EV1은 1회 충전으로 약 100마일(160km)를 움직일 수 있었으며, 리스 프로그램으로 약 1100대가 판매됐다. 하지만 배터리 기술 부족과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3년 뒤인 1999년 단종 및 2002년 전량 회수·폐기됐다.

최초의 양산 전기차 EV1 [자료=한국GM]


이후 GM은 순수 전기차에 손을 대지 못했다. 2010년 일종의 시험 차량 성격으로 주행거리 연장형 하이브리드 쉐보레 볼트(Volt)를 내놨고 2016년이 되어서야 LG화학의 배터리를 탑재한 순수 전기차 쉐보레 볼트(Bolt)가 출시됐다.

그 사이 GM은 많은 일을 겪었다. 전세계를 호령하던 GM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9년 6월 당시 파산보호 신청을 했던 일은 지금도 큰 사건으로 회자된다. 한때 세계 최대 종업원 수를 기록하며 글로벌 점유율 30%에 이르던 GM의 몰락이었다.

GM은 당시 무려 134억 달러의 공적 자금을 지원받았지만 스스로 혁신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자멸했다. 전세계가 경제 위기를 겪으며 '고연비 소형차' 를 요구했지만, GM은 여전히 대형 SUV와 픽업트럭 위주로 판매를 고집했다.

결과적으로 GM은 2010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재상장했다. 그리고 몇년이 지나 2010년대 중반이 되면서 GM은 약간의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 GM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CEO) 메리 바라(Mary T. Barra)가 중심에 있었다.

메리 바라 CEO [자료=GM]


■ 메리 바라 CEO, GM의 피가 흐르는 칼잡이 리더

메리 바라 CEO는 2014년부터 현재까지 GM을 이끌고 있다. 1980년 18세의 나이로 산학협력프로그램으로 GM에 입사한 그의 첫 업무는 차체 패널을 검수하는 것이었다. 당시 GM에서 받은 월급으로 대학교 등록금을 냈다고 한다.

이후 그녀는 지난 2008년과 2009년 GM이 자사 역사상 가장 어두운 터널을 지날 때 가장 어려운 자리에 있었다.

2008년에는 글로벌 생산 담당 부사장, 2009년에는 글로벌 인력관리 담당 부사장에 올랐다. 2013년 글로벌 구매공급 담당 부사장을 역임한 뒤 2014년 총괄 대표이사(CEO)가 됐다.

GM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그가 수많은 GM맨의 일자리를 줄였고, 생산설비도 감축했다. 칼자루를 온전히 손에 쥔 뒤에도 인도네시아-태국-러시아 등 신흥 시장의 생산공장을 폐쇄했다. 독일 오펠과 영국 복스홀도 매각했으며, 2018년에는 한국GM 군산공장도 문을 닫게 했다.

그리고 2017년과 2018년을 기점으로 GM의 매출과 순이익은 우상향하기 시작했다. 2017년 4분기 GM의 영업이익은 한 해 전보다 약 70%가 늘어났고, 매출액은 377억 달러로 시장 예측치를 상회했다. 그리고 비슷한 시점에 자율주행 스타트업 크루즈 오토메이션을 10억 달러에 인수했다. 2021년 지금 우리가 GM 슈퍼크루즈라고 부르는 그 반자율주행 시스템 '크루즈' 말이다.

GM 인베스터데이 성장 전략 자료 [자료=한국GM]


■ 플랫폼 기업이 되고 싶은 GM

지난 6일 GM은 글로벌 투자자를 대상으로 '인베스터데이 2021(Investor day 2021)'를 개최했다. 눈에 띄는 슬로건이 있었다 '세상을 움직이는 플랫폼을 만듭니다' 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틀 동안 열린 이번 행사에는 신형 전기차 플랫폼 '얼티엄'과 소프트웨어 '얼티파이'를 집중적으로 홍보했다. 얼티엄은 현대차의 E-GMP처럼 순수 전기차용 플랫폼이며, 얼티파이는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소프트웨어다.

GM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얼티엄' [자료=GM]


얼티엄 전기차 플랫폼은 쉐보레 크로스오버, 뷰익, 허머 픽업트럭, 캐딜락 리릭, 셀레스틱 등 GM의 주요 전략 차종에 탑재된다. 저가 차량의 경우는 GM-혼다 얼라이언스에 의해 혼다 플랫폼이 사용된다. 2025년까지 GM에서는 전기차만 30종이 쏟아져나온다. 승용, 상용 가리지 않는다. 얼티엄플랫폼이 탑재된 EV600 카고밴은 미국 페덱스에 대량 납품된다.

얼티엄과 함께 GM의 전략사업으로 낙점된 얼티파이는 GM이 사업영역을 확대하고자함을 들여다볼 수 있다. 반자율주행 기능과 OTA, 얼티파이 소프트웨어를 묶어 판매할 수도 있다. 테슬라가 FSD를 판매하듯이, GM은 수퍼크루즈나 울트라크루즈를 구독 서비스로 판매한다.

GM은 주총 이틀째 허머EV 시승행사를 열었다 [자료=GM]


GM은 2023년 약 100억 달러(약 12조원)로 추정되는 연간 전기차 판매 수입이 2030년에는 약 900억 달러(약 107조 7천억 원)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얼티파이 등 커넥티드 카와 기타 신사업이 800억 달러 (약 95조 7천억 원) 이상의 추가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차대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비슷한 수준의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 "2030년, GM의 순이익은 지금의 두배일 것"

GM의 목표는 당장 4년 뒤인 2025년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 1위가 되는 것이다.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 1위라면 테슬라를 밀어내고 전세계를 석권하겠다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 GM은 2025년까지 무려 350억달러(약 42조원)을 투자한다. 올해 GM이 내놓은 연간 순익 전망치가 115억~135억 달러였으니, 앞으로 3년치 순이익을 전기차 분야에 재투자한다는 것이다. 2035년이 되면 GM에서 기름먹는 차는 사라진다.

GM은 투자가 반드시 좋은 결과로 돌아올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폴 제이콥슨 CFO(최고재무담당)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2030년이 되면 매출액이 최근 2년간의 평균치인 1400억 달러의 2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약 9년 뒤 GM의 매출이 2800억 달러가 되어 완전히 전동화를 완료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베리 바라 CEO는 "GM은 기존 전통적 자동차 사업 모델의 '완만한 성장세'와 함께 새로운 서비스와 관련 사업으로 많은 수익을 얻을 것"이라며 수익 증대에 방점을 찍었다. 또 "전기차가 새로운 영역이 되고 있으며, 엄청난 성장의 기회가 있음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GM 자체 개발 얼티엄 배터리셀, 2025년 양산 예정 [자료=GM]


■ 모간스탠리 "테슬라를 놓쳤다면 GM을 잡아라"

지난 7일 GM의 인베스터데이를 지켜본 모간스탠리는 테슬라를 잇는 전기차 섹터 종목으로 GM을 꼽았다. CNBC에 따르면 모간스탠리는 "공격적인 투자에 비해 저평가됐다"고 평가했다. 앞서 모간스탠리는 12개월 목표주가로 70달러와 매수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GM은 아직 덩치 큰 자동차업체로서, 리스크가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분기에 흑자를 냈지만 실적이 감소해 주가가 8% 넘게 빠졌다. 쉐보레 볼트의 화재 리콜로 약 8억달러를 워런티 충당금으로 사용했고, 글로벌 반도체 수급 문제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바라 CEO 취임 직후 주당 40달러 선이던 주가는 10월1일 기준 58달러 선이다
[자료=인베스팅닷컴]


GM의 주가는 지난해와 크게 출렁였다. 메리 바라 CEO가 수장이 된 뒤 최대치의 하락폭을 기록했고, 올해는 연초 대비 36%나 올랐다. GM 투자자들이 GM의 전기차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에 의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같은 출렁임 속 성장세는 GM이 앞으로 얼마나 투자와 목표를 빠르게 실행하는지에 따라 분명한 방향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댄 레비 크레디트스위스 애널리스트는 "GM의 분명한 방향설정에 따라 목표주가 100달러 이상을 볼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당사자인 GM 스스로도 이 사실을 누구보다 더 잘알고 있는 듯 보인다. 바라 CEO는 "지난 5년 여의 투자를 돌아봤을 때, 이제 정말 우리는 실행 모드에 들어갔다" 라고 설명했다. 또 "매출 성장을 위한 우리의 능력에 자신감있다"라고 당찬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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